지난 주말에 발생한 의정부아파트화재사건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도시형생활주택과 관련된 안전성 논란문제는 다음에 논하더라도 재난약자인 장애인에 대한 걱정을 하게 되었다.

만일 그 자리에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이 있었다면, 전동이나 수동휠체어를 타는 장애인이 있었다면 어떻게 될까? 이런 생각만으로 몸서리가 처진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내가 근무하는 건물에 비상사태가 발생한다면, 과연 우리는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하는지 평상시에 따져보고 고민을 해야 한다.

다양한 경우의 수를 생각하고 몸에 익히게 하여 장애인 본인은 물론 도와주는 사람들도 같이 본능적으로 움직이도록 훈련되어야 한다.

늘 고민만하다가는 안되겠다 싶어서 필자가 근무하는 이룸센터에 요청을 하여 ‘피난대피용 보조기기, 계단이송의자사용법’을 교육받고 실습을 했다.

눈으로 보고 이론적으로 그렇겠구나하는 것보다 한번이라도 피난기구에 탑승을 해보고 한번이라고 앉아보고 밀어도 보고 계단으로 내려가 보는 실천적 행동이 훨씬 값지다.

계단이송의자는 생각한 것보다 안전함을 느꼈다. 처음부터 장비에 대해 불신을 한 것은 경험해보지 않은 결과이다.

탑승을 하는 장애인이나 탑승의자를 잡아주는 비장애인이나 서로 신뢰하는 팀웍이 없다면 비상시에는 더욱 당황하게 될 것이고 이는 안전을 담보할 수 없게 된다.

평상시의 훈련에서 흘린 땀이 비상시에는 목숨보다 값진 결과를 가져 올 것이다.

그리고 다양한 경우의 수를 따져서 발생 할 수 있는 다양한 위험요소에 대한 대비를 하여야 한다.

계단에 사람들이 몰리게 된다면, 계단에 물이 흘러서 미끄럽다면, 여러 장애인들을 효과적으로 동시에 움직이게 하려면, 남직원과 여직원이 어떻게 효율적으로 계단에서 이동을 하게 할 것인지 등 서로 의견을 나누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된다.

계단이송의자가 아닌 다른 방법을 쓸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도 고민을 해야 한다. 몸이 가벼운 장애인들을 안고서 내려가는 방법도 해보고, 2인 1조가 되어 가마를 태우듯 내려가는 방법도 해 볼 것이다.

각층마다 피난처를 만들어서 1시간정도 화염과 연기를 견딜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유사시에 소방서의 고가사다리차를 이용하여 창문으로 안전하게 탈출하는 시나리오가 이룸센터의 준비로 진행되고 있어 매우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

빌딩의 관리자도 입주하고 있는 장애인과 비장애인들도 비상시에 대한 고민과 훈련이 필요한 이유는 자명하다. 장애인 스스로가 위험에 대비하고 훈련하는 능동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불행은 갑자기 찾아와 우리의 수준을 묻는다. 유비무환이 정답이다.

실습 전에 이론교육을 받고 있는 척수협회 직원들. ⓒ이찬우

계단이송의자에 대한 사용법을 교육받고 있다. ⓒ이찬우

2인 1조가 되어 실전연습을 하는 장면.ⓒ이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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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척수장애인협회 정책위원장이며, 35년 전에 회사에서 작업 도중 중량물에 깔려서 하지마비의 척수장애인 됐으나, 산재 등 그 어떤 연금 혜택이 없이 그야말로 맨땅의 헤딩(MH)이지만 당당히 ‘세금내는 장애인’으로 살고 있다. 대한민국 척수장애인과 주변인들의 다양한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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