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리고 있는 2014 인천세계휠체어농구선수권대회를 지난 주말 토요일과 일요일 한국경기를 보기 위해 다녀왔다.

휠체어 농구는 필자가 사고이후에 재활운동차원에서 2~3년간 열심히 했던 종목이라 개인적으로 관심이 많이 가는 스포츠 중에 하나이다.

당시에 동병상련의 장애인 동료들과 땀 흘리며 코트를 누비는 것이 좋았고 림을 통해 골이 빨려 들어가는 기분은 이루 말할 수가 없어서 하루 종일 농구만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1988년부터 농구를 했으니 거의 초창기라고 할 수 있겠다. 그 당시 전용휠체어도 없이 무거운 병원용 휠체어를 타고 했던 종목이 이제는 실업팀도 생기고 전국에 많은 팀들이 생기고 생활체육으로 활성화 되었다고 하니 격세지감을 느낀다.

당시 최고의 가드였던 한사연 선수는 지금 서울시 실업팀 감독으로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의 한국팀 감독으로 오랜 기간 후진 양성을 하는 것에 경의를 표한다.

16개국의 선수들이 참여하였고 한국의 선수들은 기대이상으로 역대 최고인 6위의 성적을 올려 그 어느 때보다 의미 있는 행사였다. 한국팀 선수들의 기량이 많이 향상되어 보는 이들에게 뿌듯한 마음을 주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처음 휠체어농구경기를 관람한 아내도 너무 박진감 넘치고 선수들의 불굴의 기개를 느낄 수 있었다고 흥분하며 응원으로 벌게진 손바닥을 자랑스럽게 보여주었다.

신체적으로 불리한 척수장애인 선수, 양손가락이 4개 밖에 없는 영국선수, 한쪽 팔목이 없는 이탈리아선수는 오히려 다리절단의 선수들이 평범할 정도로 인간승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휠체어농구경기를 통해서 신체적 장애는 어떤 장애물도 될 수 없음을 보여주는 한 편의 드라마를 보여 주었다.

이 대회를 위해 고생한 모든 분들의 노고가 있었음을 의심치 않는다. 주말의 이틀 동안 세 경기만 참관을 하였지만 경기장의 수준과 매끄러운 경기운영, 열정적인 장애인 관중들의 열기 등을 볼 수 있었다.

대회가 열렸던 인천삼산월드체육관. ⓒ이찬우

일요일임에도 일반관중이 없이 썰렁한 대회장. ⓒ이찬우

2층 관중석에는 관중들이 거의 없어 아쉬웠다. ⓒ이찬우

하지만 많은 예산이 들어간 세계적인 대회가 일반관중들의 참여가 거의 없는 텅 빈 관중석을 보니 마음이 너무 안타까웠다. 외국의 경우에 이런 대회는 유료입장으로도 관중석이 꽉 차서 시합을 하는데 우리나라는 너무 창피하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일반시민들에게 장애인스포츠를 알리고 장애인식개선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친 것 같아 너무 속상했다.

홍보 면으로 더 집중과 투자를 하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이 대회를 알리려고 노력했는지 알고 싶다. 각 장애인단체들에게도 적극적인 참여 홍보를 하고 홈페이지에 배너라도 달아주도록 요청을 하고 언론을 통해서 더욱더 알렸어야 했다.

그리고 아파트 밀집지역인 체육관 주변의 아파트를 이용 홍보를 하고, 경기장주변을 다니는 대중교통수단에도 홍보를 하였으면, 지하철 광고도 있었으면, 주말에 가족의 손을 잡고 삼삼오오 오도록 적극적 홍보도 있었으면 했다.

중, 고교 학생들에게 경기 참관을 하면서 자원봉사 시간을 주는 방법은? 경기 전에 휠체어농구에 대한 유래나, 기본적인 규칙을 설명하고 경기를 관람하게 한 뒤 경기소감문을 받도록 하는 방법은 어떨까?

척수협회에서는 학생들을 상대로 휠체어럭비를 통하여 장애인식개선 강의를 하는데 매우 호응이 좋다.

그리고 중고등학교 농구동아리를 초청하는 방법, 아마추어나 프로농구팀을 초청하여 이벤트를 하는 방법, 서포터들을 초청하는 방법 등도 제안해 본다.

물론 많은 노력을 하였겠지만 우리나라 국민들의 인식수준도 익히 알고는 있지만, 결과론적으로 너무 저조한 일반시민들의 동참은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을 것이고 대회를 참여한 외국선수들에게도 텅 빈 관중석이 어떤 기억으로 남을까 아쉽기만 하다.

9월 19일(금) ~ 10월 4일(토)까지 열리는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의 입장표의 판매율도 매우 저조하다는 뉴스를 접한지라 안타까움이 더하다.

이후에 10월 18일(토)~ 24일(금)까지 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도 열리는데 스포츠를 통하여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하나 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더욱 준비하여 다양한 아이디어로 시민들을 경기장으로 불러 오도록 노력이 필요하다.

어찌하였든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2014 인천세계휠체어농구선수권대회에 참여한 대한민국 선수단과 세계 각국에서 온 모든 선수단, 대회준비로 애쓰신 모든 분들, 경기를 참관하신 관중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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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척수장애인협회 정책위원장이며, 35년 전에 회사에서 작업 도중 중량물에 깔려서 하지마비의 척수장애인 됐으나, 산재 등 그 어떤 연금 혜택이 없이 그야말로 맨땅의 헤딩(MH)이지만 당당히 ‘세금내는 장애인’으로 살고 있다. 대한민국 척수장애인과 주변인들의 다양한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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