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신경과 감각신경이 없는 척수장애인은 겨울에는 동상이나 화상 등 주의할 것이 많지만 고온다습한 여름이 되면 또 다른 어려움을 겪게 된다.

감각이 없다는 것은 차갑고 뜨겁고 눌리는 것에 대한 반응이 없다는 의미이고 가렵고 아픈 것을 모른다는 의미이다.

남자의 경우 고환이 눌리는 감각을 모르기 때문에 오랜 시간 눌린 채로 앉아 있다가 고환이 붓게 되고 이것이 심해지면 염증이 생기고 심한 경우에 일부 척수장애인들은 고환을 제거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더운 여름, 땀띠로 고생을 많이 한다. 늘 휠체어에 앉아 있어야 되는 상황으로 사타구니에 땀띠가 생기면 찬바람이 불 때까지 없어지지가 않아 여간 신경 쓰이는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이 땀띠가 피부발진으로 심화되고 욕창으로 악화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척수장애인은 항상 피부를 청결하게 하고 건조하게 하여야 한다. 습한 기운과 땀 때문에 곤란을 겪을 수 있다. 습하지 않도록 선풍기나 부채로 시원하게 해주고 베이비파우더 등으로 건조하지 않게 발라 주면 좋다. 그래야 피부가 건강하게 되고 욕창의 두려움을 피할 수 있다.

욕창은 피부가 압력을 받아 생기는 괴사현상이지만 엉덩이 부분에 생긴 뾰루지, 종기, 땀띠가 심화되어 욕창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여름철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도 필요하다. 피부가 약한 척수장애인은 모기 물린 자국으로도 고생을 한다. 그만큼 피부의 복원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특히 여름철에는 배탈 등이 생기지 않도록 가능한 신선한 음식을 섭취하고 위생적이지 않은 길거리 음식에 주의를 하여야 한다. 척수장애인은 배탈이 날 경우 항문 괄약근의 조절이 안 되서 참을 수가 없으므로 낭패를 보기 쉽다.

만일을 위해 비상용품을 준비하는 것도 좋겠다. 여분의 속옷과 옷, 물티슈, 패드, 신문지, 일회용 장갑, 지사제 등 후속처리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하자. 차량이 있는 경우 준비해서 비치하도록 하면 좋겠다.

실금과 실변으로 인한 냄새를 제거하기 위하여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섬유탈취제를 이용하는 에티켓도 필요하다.

비오는 날 서귀포 천지연폭포 주차장에서 우비를 입은 필자. ⓒ이찬우

그리고 비가 올 때 휠체어가 비를 맞게 되면 휠체어를 미는 부분(림이라고 함)에 물기가 있어서 미끄럽고 특히 경사를 오르내리거나 할 때 마찰력이 떨어져 위험한 경우가 많이 있다. 이럴 때는 주의의 도움을 받아 이동을 하여야 한다. 비를 맞은 휠체어는 충분히 건조시켜 닦아주고 베어링부분에 녹이 슬지 않도록 정비를 자주 하여야 한다.

따가운 햇볕도 척수장애인을 힘들게 한다. 너무 더울 때는 외출을 삼가는 것도 좋은 예방책이다. 외출을 할 경우, 화상예방을 위해 직접 태양열을 쬐지 않도록 주의하여 일사병에 걸리지 않도록 한다. 선크림을 충분히 발라 피부를 보호한다.

경수장애인들은 몸에서 땀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더 고생을 한다. 열이 오르지 않도록 미리미리 조심하여야 한다. 더위를 피하게 위해 에어컨을 너무 많이 강하게 사용하는 것은 오히려 면역력을 떨어뜨려서 냉방병이 걸리거나 감기가 쉽게 걸리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물은 충분히 섭취하고 인스턴트 음료는 사양하는 것이 좋다. 적당한 물의 섭취는 땀으로 배출되는 수분을 보충하고 피부를 건강하게 하며 변비를 예방하기도 한다.

운전을 하는 경우, 너무 뜨거운 곳에 차를 오래 세워놓아 자동차시트가 뜨거워져서 이를 식히지 않고 앉을 경우에 화을 입게 되고 이것이 욕창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이때는 미리 환기를 시키고 차안의 에어컨을 가동시켜서 시트의 온도가 충분히 식은 것을 확인하고 앉도록 한다. 이를 예방하기위해 그늘진 곳에 주차를 하거나 시트위에 가릴 것을 올려놓아 직사광선을 피하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로호방석 등은 직사광선에 오래 방치시키지 않도록 한다. 방석내부의 공기가 뜨거워져서 팽창으로 접착부분이 약해지기도 한다.

유비무환, 안전제일의 계절이다. 자신의 건강은 스스로 지키도록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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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척수장애인협회 정책위원장이며, 35년 전에 회사에서 작업 도중 중량물에 깔려서 하지마비의 척수장애인 됐으나, 산재 등 그 어떤 연금 혜택이 없이 그야말로 맨땅의 헤딩(MH)이지만 당당히 ‘세금내는 장애인’으로 살고 있다. 대한민국 척수장애인과 주변인들의 다양한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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