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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와 계획, 그리고 도전하는 심리 - ①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4-04-18 10:21:08
4월이 잔인한 것은 시인에게만이 아니다. 각 학교의 중간고사가 시작되는 4월은 아마도 학생들에게 가장 잔인한 달일 것이다.

4월의 중간고사는 새 학년이 시작되고 처음으로 맞는 시험이다. 성격적으로 완벽한 것을 좋아하는 아이들이나 부모가 완벽한 것을 요구하는 경우, 이 시험은 남은 학기의 다른 시험보다 부담이 크다. 또 부담이 큰 만큼 그 결과가 미치는 영향도 크다.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은 가끔 이런 하소연을 한다.

“어릴 때는 공부를 잘했는데……”
“어릴 때 성적을 보면 분명 머리가 좋은데, 공부를 너무 안 해서 그런 것 같아요.

처음 학교에 입학해서는 100점, 90점의 점수를 받아들고 오던 아이가 어느 순간부터 80점, 70점, 60점…… 점점 낮은 점수를 받는 것이다. 이런 경우 아이가 어릴 때만큼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물론 그런 이유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 보다 더 큰 이유는 평가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학습 내용이 적을 뿐 아니라 평가 역시 난이도를 조절하여 일정 점수 이상이 나오도록 한다.

성공의 경험보다 실패의 경험이 많다면 누구나 다음 과제에 도전하고자 하는 의욕이 꺾이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초등학생의 경우에는 평균적으로 맞는 문제의 개수가 틀린 문제의 개수보다 많도록, 저학년일수록 더 많도록 시험 문제를 내게 된다.

그러나 고등학교 교육에서는 더 이상 그럴 수 없다. 학업 성취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필요하다. 그러니까 실제로 아이들은 어릴 때 공부를 잘 하다가 못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학습 내용이 보다 더 학문적인 내용으로 바뀌고 그에 따른 방식으로 평가받게 되는 것이다.

평가는 교육을 계획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그리고 사실 인간은 평가란 것을 그렇게 싫어하지 않는다. 어떤 일에 도전할 때, 우리는 중간 중간 스스로 자신의 성취 과정을 체크해 보곤 한다. 자기 스스로 자신을 평가할 때 그 결과는 다음 계획의 밑거름이 되고, 이는 목표 지점에 도달하는 발판이 되기 때문에 싫지 않은 것이다.

평가가 싫어지는 것은 그 주체가 자신이 아니기 때문이다. 남으로부터 평가받는 일은 누구에게나 스트레스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평가의 주체가 자신이 아닐 경우에는 그 결과를 자신이 책임질 필요도 없으며, 다음 계획을 위해 활용할 수도 없게 된다.

평가의 주체가 누구냐 하는 것은 그 결과를 어떻게 다루느냐를 보면 알 수 있다. 시험 점수의 결과로 인해 학생이 벌을 받았다면, 그 평가의 주체는 벌을 내린 쪽이다. 그리고 학생은 벌을 받음으로 인해 그 결과에 대해 더 이상 책임이 없다.

이런 평가는 교육적으로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다만 ‘그렇게 공부를 하라고 했건만 네가 공부를 하지 않아 결과가 이렇잖아!’라고 확인하고 분풀이하는 것일 뿐이다.

학생이 평가 결과를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고 이를 통해 스스로 학습에 대한 계획을 세우도록 지도하려면, 먼저 교육 현장에서 시험 결과에 대한 벌이 사라져야 한다. 학교와 가정, 양쪽 모두에서 말이다.

가끔 아이들은 ‘그렇게 공부하고도 성적이 그 모양이냐?’하는 소리가 듣기 싫어 일부러 시험에 관심이 없는 척, 일찌감치 포기한 척 하기도 한다. 공부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시험 결과가 나쁘다면 최소한 자존감은 지킬 수 있으니까. 결국 부모들의 하소연과 같은 현상을 만들어내게 된다.

주도적인 학습을 하기 원한다면 평가의 결과를 아이들에게 맡겨보자. 중간고사가 끝나면 ‘그럴 줄 알았어.’라는 말은 저 멀리 던져 버리고, 아이들에게 꿈에 대해, 일상에 대해, 어떤 소중한 것과 또 힘든 일들에 대해 물어보자.

그동안 교육의 주체가 교육 당국, 기관, 학교, 교사였던 것을 돌아보면, 학생 스스로 주도적인 학습이 이루어지기까지는 앞으로도 많은 시간과 배려가 필요하다. 시작 단계일수록 주체의 자리를 내어주는 쪽이 한걸음 더 양보해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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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최지영 (yearn_e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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