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4월 7일, 대한민국에서 척수장애인의 권익을 보호하고 대변함으로써 척수장애인들이 동등한 기회와 권리를 가진 사회의 주류로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함을 목적으로 하는 한국척수장애인협회가 설립되었다.

국내에서 척수장애라는 용어조차도 선명하지 않을 때 서울을 중심으로 전국에서 자조모임을 조직하여 활동하고 있는 리더들을 규합하고 뜻을 모으고 주변의 축하와 질투, 걱정 아래 협회가 설립된 지 10년이 되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처럼 협회는 많은 변화와 성장을 이루었다. 지나온 세월의 발자국마다 역사가 아닌 것이 어디 있으랴?

아무런 지원과 관심이 없을 때 초대 회장이었던 정하균 전 의원과 초기 멤버들은 목동의 한 상가 안에 있던 미술학원 한 구석을 임대하여 역사를 쓰기 시작했다.

2004년 7월에 열린 세미나의 한장면. ⓒ이찬우

시도협회와 지회의 조직을 구성하면서 서로가 어려울 때 격려하고 십시일반으로 힘을 모았었다.

이제 13개 시도협회와 34개 지회의 전국 조직을 이루었고, 짜임새 있는 조직구성을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또한 척수장애인재활지원센터, 장애인인식개선교육센터, 척수장애인문화예술위원회, 해오름자립생활센터 등과 함께 척수장애인에게 필요한 각종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아직은 완성형이 아니고 진행 중이지만 그간의 협회의 수고를 정리하면서 낮은 자세로 협회의 발자취를 보려한다.

협회는 정보제공(휠지발행, 외국서적번역출간, 각종 정보지 출간), 사회재활(척수장애인의 날 기념대회, 어울림한마당, 자조모임운영 등), 역랑강화사업(국내/외 세미나, 동료상담가 양성 등), 지도자·실무자 대회 등 각종 사업을 통해 대한민국의 척수장애인들이 사고전의 일상의 삶을 되찾을 수 있도록 했다.

그간 당사자들의 실질적인 경험과 함께 욕구를 수렴하여 각종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중앙과 지역의 척수장애인 재활의 균형을 위하여 2010년도부터 시작된 척수장애인 재활지원사업은 현재 중앙센터와 전국 4개 지역에서 지방센터가 국고를 지원받아 운영되고 있다.

교통사고, 산업재해 등 각종 사고와 질병으로 중도에 장애를 입게 되는 척수장애인에게 상담 및 재활서비스를 제공하여 신속하게 사회의 일원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함을 목적으로 한다.

척수장애인의 전문직으로의 양성과 당사자를 통한 교육을 위하여 ‘장애인인식개선교육센터’를 운영하고, 장애인식개선 교육을 통해 장애인에 대한 잘못된 편견과 차별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 소통하며 함께 어울려 사는 세상 만들기를 목표로 시작되었다.

전국의 학교와 기업체에 당사자 강사를 파견하여 인식개선에 커다란 일조를 하고 있다. 현재 부산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올해에는 지방센터를 추가로 더 개소할 예정이다.

척수장애인 문화예술인의 양성과 활동지원, 척수장애인의 문화 향유를 지원하고 있다. 현재 음악, 무용, 시각예술 분과가 있다. 이후 합동공연인 3인3색 공연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고, 앞으로는 장애인들이 참여하고 전문가를 양성시킬 수 있는 아카데미를 운영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중도장애인인 척수장애인은 다양한 사회 경험과 노하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직업을 갖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이를 위해 협회는 직업재활에 대한 사명감으로 척박한 현실에서 원직장 복귀에 대한 노력과 함께 다양한 직종을 개발하여 척수장애인들의 직업의식을 고취시키고 있다.

2013년 4월 장애인식개선교육사업 중 대학생과 휠체어 럭비체험. ⓒ이찬우

내부적으로 동료상담가, 코디네이터, 심리상담가. 홍보전문가, 정보메신저, 장애인식개선교육강사 등의 양성과 파견을 통해 사회복귀의 자신감을 불어 넣고 있다.

또한, 바리스터, e-sport강사, 원격교육강사 등의 새로운 직업군을 창출하여 활동하고 있다.

'징검다리'라는 인턴프로그램도 있는데, 척수장애인들이 협회 내에서 직장체험을 통하여 적성파악, 적응가능성을 타진하며 이를 통하여 사회복귀를 촉진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10년 동안 이러한 다양한 사업들을 진행하였고, 현재에 이르렀다. 많은 일들을 한 것은 분명하지만 아쉬운 것도 있다. 협회의 염원인 척수센터의 설립은 그간 공은 많이 들였지만 아직도 여러 가지 문제로 진행이 되고 있지 않다.

대한민국 척수장애인의 희망인 척수장애유형 확대분리는 답보상태이다. 지역협회의 자생력은 많이 좋아지기는 하였으나 아직도 일부는 힘들게 운영을 하고 있다. 척수장애인 사이의 보이지 않는 벽들이 있음을 인정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회원들의 구심점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음도 인정한다.

여성, 아동/청소년, 노인 그리고 최중증 척수장애인에 대해서도 만족할 만한 관심과 지원을 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학회, 병원, 타 단체와의 유기적인 협조체제도 부족하였다.

가장 크게 미흡했던 점으로, 스스로의 역량개발과 차세대의 발굴, 정책제안에 소홀했던 것도 아쉬운 면이다.

하지만 아직 젊고 할 일이 많기에 더욱 더 용기를 내고 힘을 모아 새로운 10년, 그 이상을 위해 고군분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중앙회와 지역협회는 대한민국 척수장애인의 사회주류화를 위하여 새로운 각오로 대동단결하여야 한다. 서로를 격려하되 회초리도 서슴치 않는 용기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제 협회는 대한민국 장애계를 선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시기가 도래했다. 우리의 생각과 역할이 대한민국의 장애계를 선도하는 그 날을 앞당길 수 있도록 정진하고 노력해야 한다.

회원여러분 고생 많으셨습니다. 그리고 감사드립니다.

2014년도 지도자 실무자대회(수원 보훈교육연수원). ⓒ이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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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척수장애인협회 정책위원장이며, 35년 전에 회사에서 작업 도중 중량물에 깔려서 하지마비의 척수장애인 됐으나, 산재 등 그 어떤 연금 혜택이 없이 그야말로 맨땅의 헤딩(MH)이지만 당당히 ‘세금내는 장애인’으로 살고 있다. 대한민국 척수장애인과 주변인들의 다양한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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