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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변명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4-03-26 10:15:00
우리는 가끔 사소한 거짓말을 한다. 그리고 그 정도로 사소하다고 생각되는 잘못을 일부러 저지르기도 한다. 인간인 이상, 도덕적으로 완벽할 수는 없다.

특별히 해가 없다면 타인이 이런 사소한 잘못을 해도 지적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누군가 그 잘못을 지적한다면, 그때는 어떨까?

예를 들어, 어느 무더운 여름날, 오고 가는 차량이 별로 없는 작은 도로에서 횡단보도는 저 멀리에 있고, 몸은 너무 지쳐서 그냥 무단 횡단을 했다. 그런데 그걸 지켜보던 예닐곱 살 된 한 아이가 “횡단보도로 건너야 해요!” 라며 지적을 한다.

대화를 계속 해야 하니까 아는 아이라고 가정하자.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

실제로 한 어른은 이렇게 대답했다.
“차가 없잖아. 네가 아직 어리니까 잘 몰라서 그래. 이런 규칙은 꼭 필요한 상황을 위해 만든 거지, 더 중요한 일이 있을 때, 어쩔 수 없을 때에도 꼭 지키라는 건 아니야. 빨리 길을 건너야 하는 상황이 있을 때에는 차가 없는 걸 확인하고 재빨리 건널 수 있어야 융통성 있는 사람이야. 사랑하는 소중한 사람이 아파서 빨리 병원에 가야 하는 응급상황이라고 생각해 봐. 어른들은 다 그런 사정이 있는 거야.”

자, 이제 이 말을 예닐곱 살의 생각으로 해석해 보자.
어리다고 무시당했다. 규칙은 꼭 지키지 않아도 된다고 ‘어른’이 말했다. 융통성이 뭔지는 몰라도 그게 있어야 뭔가 있는 사람이다. 사랑하는 소중한 사람을 위해서는 교통법규를 어기며 ‘자신을 희생하는 것’이 진짜 멋있는 거다.

축구공이 도로 쪽으로 튕겨 갔을 때 앞뒤 보지 않고 뛰어드는 아이가 있다. 그 축구공이 바로 ‘사랑하는 소중한’ 것이기 때문이다.

때로 아이들은 어른들이 생각하기에 너무 터무니없는 판단을 하기도 한다. 경험이 적고 사고가 미숙할 뿐만 아니라, 열 살 미만의 어린이의 경우 정보를 이해하고 올바른 판단을 내릴 만큼의 언어가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위 어른의 말을 다른 어른이 듣거나 열 살 이상의 어린이가 들었을 때에는 자신의 판단 기준에 따라 그의 말을 비판할 수가 있다. 그러나 예닐곱 살 된 아이는 그런 판단이 어렵다.

뭔가 잘못된 건 같기는 한데 반박할 수가 없는 데다, 상대는 어른이고 자신은 어리니 그가 맞는 것 같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 자기희생이 들어가니 그게 오히려 선한 일인 것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요즘은 사회가 많이 바뀌었다. 변명을 하는 것보다 사과를 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상대가 어릴수록 우리는 더 허리를 낮추고 사과하는 일에 익숙해야 한다. 잘못된 변명은 자칫 아이를 위험에 빠뜨리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애들 앞에서는 찬물도 못 마신다는 옛말이 있다. 아이들은 뭔가를 잡고 일어설 수 있게 되면 벌써 어른들이 하는 행동을 흉내 내기 시작한다. 스스로 정보를 걸러내고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게 되기 전까지는 어른의 말과 행동이 기준이 된다.

열 살 미만의 어린이, 지적 발달에 장애가 있는 학생과 성인을 대상으로 할 때는 규칙에 있어 예외를 가르치지 않는 것이 좋다. 지적 장애가 있는 경우, 규칙보다 더 많은 예외나 더 매혹적인 예외를 배우게 되면 차후 범죄 행위로 이어질 수도 있다.

또 정보 습득에 어려움이 있는 청각장애 학생의 경우, 열 살 이상이라 해도 예외를 이야기 할 때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관련 정보들을 제공해야 한다. 간혹 청각장애 학생들이 보여주는 사회적으로 미성숙한 행동은 대개의 경우 지적이나 도덕적인 문제가 아니라 정보의 부족함이 원인이다.

왠지 오늘 따라 사과하는 것이 싫고 별 것 아닌 이 잘못을 인정하기보다 변명하고 싶다면, 이 변명이 얼마나 위험한 결과를 만들어 낼지 한 번만 생각해 보자. 물론 한 번의 변명이 무조건 나쁜 결과를 만들지는 않는다. 그러나 만분의 일이라도, 변명이 위험한 상황으로 이어지는 경우 있다면 그 피해는 우리 아이의 몫이란 걸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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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최지영 (yearn_e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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