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아시아장애청소년경기대회’ 탁구 복식에서 은메달을 딴 북 선수(좌측) ⓒ신영순

이 땅에 평화를 위해 오신 구주의 성탄을 축하드리며, 2014년 새해에는 은혜와 축복으로 넘치시기를 바랍니다.

2013년 한 해를 마무리하며, 에이블뉴스를 통해서 북녘 장애인과 관련된 희소식들을 전하고자 합니다.

필자의 바람은 하루빨리 남북 교류와 소통의 길이 열려서 민족 차원의 장애인 교류가 하루속히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올해도 남북 관계는 정치적으로 좀처럼 풀리지 않는 상황들이 계속되었지만, 남북 정치상황과 상관없이 푸른나무 인터내셔널은 북녘 장애인들과 원아(고아)들을 도우려는 해외동포 후원자님들을 모시고 올 한 해 총 8 차례의 방북을 부지런히 진행하였습니다.

해외 동포들의 방문과 협력을 통해 민족평화의 다리 역할을 하였고, 북녘 장애인들과 원아들에게 아낌없는 민족사랑의 나눔과 협력을 전하며, 함께 눈물도 흘리고 함께 웃으며 따뜻한 정을 나누는 한 해였습니다.

평양육아원 원아들, 지도교사와 함께. ⓒ신영순

특히 북한에서는 지난 7월 3일 유엔에서 157번째로 장애인권리보호법에 서명을 했습니다.

또한, 북녘에서는 조선롱아인협회가 발족되었고, 롱아인들을 위한 건축추진도 시작되었습니다. 특별히 북녘 롱아들을 사랑하는 독일인 바바라 여사와 로버트란 롱아 청년이 평양에 거주하며 북녘 롱아협회를 지원하는 일에 사랑과 열정을 쏟고 있습니다.

더불어, 올 가을 조선장애인예술협회가 정식으로 정부 인가를 받았습니다. 이제는 시각장애인들의 악기 다루는 솜씨와 노래 실력이 전문가 수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많이 향상되었습니다.

롱아 무용단은 시간이 지날수록 춤 실력이 더욱 향상되어 이제는 전문가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하루빨리 남과 북에서 남북 장애 연예인들의 합동공연을 추진하여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드리고 싶습니다.

4회 국제장애인의날 행사에서 농아 무용단. ⓒ신영순

지난 10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시아 청년장애인 체육경기대회>에서는 임주성 수영 선수가 값진 은메달 2개를 목에 걸었습니다.

임 선수는 수영을 처음 배운 지 45일만의 짧은 연습 후에 기적같이 독일 뮌헨 예선전에서 37개 국 중 10위 안에 들어 14차 2012런던 장애인올림픽에 나갔던 선수입니다.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경기에서도 개인과 복식 탁구에서 북측 장애인 청년 2명이 처음으로 출전해 은메달과 동메달 한 개씩을 획득하는 기적을 일구었습니다.

장애인 아들을 둔 엄마이자 조선장애인체육협회 서기장을 맡고 있는 리분희 서기장에게는 값진 열매이기도 합니다.

아시아장애청소년경기대회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임주성 선수. ⓒ신영순

지난 11월 14일부터 22일까지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세계장애인올림픽 총회에서 북한은 정회원국이 되었습니다.

모든 난관과 역경을 이기고 달려온 북녘 장애인들과 조선장애자련맹 지도자들의 투지와 함께 푸른나무 인터내셔널의 협력으로 이루어진 성과로 봅니다.

IPC총회 정회원 자격증. ⓒ신영순

올해로 평양에서 4번째 열렸던 12월 3일 세계 장애인의 날 기념식과 장애인들의 예술공연에 필자가 함께 하였습니다.

그 자리에는 많은 장애인들과 부모님뿐만 아니라 평양 시민들과 해외동포들, 평양주재 영국대사 부부를 비롯해 외국 주재원들이 대거 참가하여 뜨거운 축하와 찬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여러가지 변화를 통해 북녘의 장애인 복지가 빠르게 다양한 분야에서 발전되어 가고 있음을 확연히 볼 수 있습니다.

남북이 건강한 민족통일의 미래를 맞이 하기 위해서 우리가 지금 해야 하는 일이 바로 남북통일 복지를 구축하는 일이라 믿으며, 이 일들이 멈추지 않도록 더 많은 협력을 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국제대회 출전했던 조선장애인체육협회 선수들. ⓒ신영순

2012년 런던장애인올림픽에 저는 인공기와 성조기와 태극기를 가슴에 달고 DPRK 대표단으로 참가하였고, 이후 세 나라를 잇는 화해꾼의 책임을 계속해서 실천해 나가고 있습니다.

지난 8년 동안 북녘에 조선장애자보호련맹중앙위원회와 남과 북, 해외를 잇는 협력을 해온 결과로 그동안 추진되어온 평양 민족장애인원아지원협력사무소 소장으로, 동시에 공동대표로 정식 임명을 받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평양에 있는 이 사무소에 상주하며 남과 북, 그리고 해외에서 북녘 장애인 분야에 협력하고자 하는 단체나 개인들과의 관계에 있어 합의서와 결연증서를 직접 발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2014년 새해부터는 장애인 분야를 시작으로 남과 북의 친선과 협력을 위한 남북 장애인 교류의 문을 활짝 열어 가고자 합니다.

평양 민족장애인원아지원협력사무소 앞에서 신영순(Sue Kinsler) 공동대표. ⓒ신영순

내년 10월에 열릴 예정인 인천아시안게임에 북측 장애인선수 대표단의 참가를 주선하는 일과 장애인 선수들을 국내 이천 장애인올림픽체육촌이나 해외에서 전지훈련을 할 수 있도록 협력지원에 최선을 다 할 것입니다.

남과 북의 진정한 평화는 가장 낮은 데서부터, 가장 작은 일로부터 시작된다고 봅니다.

우리가 북을 돕는 돕는 것은 구제차원이 아닌 민족 사랑의 나눔과 상호간의 존중과 잦은 만남의 교류를 통해서 신뢰를 쌓아가는 것임을 저는 수년간의 경험을 통해서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68년 민족분단의 골을 메우고 진정한 평화를 이룰 수 있는 길은 첨단 신무기도 아니며, 정치의 이념과 갈등의 논리도 아니라 믿습니다. 오직 남과 북의 보통 사람들이 함께 백의민족의 순수성을 회복하도록 남과 북이 한 민족임을 먼저 인정하고 지속적으로 만남을 이루어가는 것이 신뢰 프로세스의 시작이라고 봅니다.

민족이 함께 좋은 것을 나누어 먹고, 따뜻하고 예쁜 옷을 나누어 입으며,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함께 가꾸어 가며 보존하는 길을 찾을 때, 진정한 화해와 평화 통일이 이 땅에 이루어질 것입니다.

통일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2014년 희망찬 새해를 향하여 힘차게 남과 북의 장애인들이 민족 화해와 축복의 근원이 되시기를 소원합니다.

아시아장애청소년경기대회에서 임주성 선수의 메달 획득을 축하하는 모습. ⓒ신영순

평양에서 열린 국제장애인의 날 행사에서. ⓒ신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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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순 칼럼리스트
신영순 선교사는 지적 장애인 딸의 엄마로서 33년 동안 장애인들과 함께하는 삶을 살아왔다. 지난 1991년 번동코이노니아 장애인보호작업장을 설립, 7년간 원장으로 일했다. 특히 1998년부터는 식량난으로 고통 받고 있는 북한의 고아, 장애인들을 위한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 때문에 수시로 한국과 북한을 오가고 있다. 칼럼을 통해 북한 장애인들이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들의 지원을 통해 일하고, 공부하며, 재활의 의지를 갖고 살아가는 소식을 전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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