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원산농아학교 학생들. ⓒ신영순

올해 들어 2, 3, 5, 7월까지 미국 시애틀에서 평양을 4차례 오가며, 북녘땅 여러 지역의 고아원들과 원산 롱아학교, 성천 롱아학교 등에 미국과 캐나다 해외동포 후원자들과 함께 방북지원을 다녀왔다.

남북간의 정치적인 단절 속에서, 지난 3월부터 시작된 미군과 남한의 합동군사훈련으로 더욱 첨예한 상황으로 치닫던 남북간 일촉즉발의 전쟁 분위기에서 고아들과 장애인들은 더 어려움을 겪는 현실이었다.

민족의 건강한 미래와 평화를 위해 해외동포들은 장애인들과 고아들을 돕기 위해 주님의 사랑을 안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방북을 하게 되었다.

분단된 한반도에 속히 민족화해와 평화가 이르는 그 날을 위해, 남과 북의 장애인들이 평화의 도구로 화해의 길을 열어갈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사단법인 푸른나무 공동대표이자 민족장애인·원아지원협력사무소 소장인 신영순(Sue Kinsler, 가운데). ⓒ신영순

북한은 장애인 인권을 인정하는 유엔장애인권리협약에 지난달 3일 공식 서명하였다.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2012런던장애인올림픽에 북한 대표단이 참가한 이후, 북녘에서 장애인에 대한 사회인식 변화와 함께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알 수 있었다.

지난 6월 18일 북한 장애인의 날을 기해서 '장애자'의 명칭이 '장애인'으로 바뀌게 된 것 또한 큰 변화로 볼 수 있었다.

평양 '민족장애인 원아 지원협력사무소'가 이제는 평양에 상주하는 다른 국제단체들과 동일하게 평양에 상주하는 사무소가 됐으며, 여러 권한도 주어졌다.

필자는 민족장애인 원아 지원협력사무소 소장으로 공식 임명장도 받게 되었다.

남과 북, 그리고 해외에 있는 장애인 단체나, 북녘 장애인 후원을 원하는 단체 및 개인들의 교류가 평양민족장애인 원아 협력사무소를 통해 가능하게 된 것이다.

민족통일의 기초가 될 복지를 위해 함께 일할 수 있는 협력 사무소가 허락된 것은 앞으로 장애인 분야에 있어 해외와 남북교류의 중요한 통로가 될 것이다.

앞으로 평양장애인종합회복센터 건설과 문화, 예술, 체육, 직업재활, 보장구 지원과 장애인 분야에 조선장애인보호련맹과, 장애인체육협회, 장애인예술협회와 협력을 연결하는 사업들을 펼쳐나갈 예정이다.

장애인 기능공양성 학교 학생들. ⓒ신영순

조선장애인예술협회도 공식 정부 인가를 받아 윤창애 서기장이 임명되었고, 롱아무용단과 시각장애인 연주단이 예술단으로 활동하게 된 것은 기쁜 일이었다.

평양 보통강 구역 은하동에 위치한 장애인 직업재활을 위한 '장애인 기능공양성 학교'가 평양에 처음으로 세워져 60명의 지체, 롱아 장애인 학생들이 직업교육과 기술훈련을 하며, 보호작업장도 함께 운영을 하고 있다.

조선장애인예술협회 롱아 무용단. ⓒ신영순

조선장애인체육협회 탁구 선수들. ⓒ신영순

조선장애인체육협회도 방문해 리분희 서기장과 반갑게 만났다. 지난 3월부터 연길에서 3명의 탁구선수들과 2명의 코치가 전지훈련을 마치고 평양으로 돌아온 이야기도 재미있게 들을 수 있었다. 활기와 생기가 넘치는 리분희 서기장은 장애인체육협회를 놀랍게 발전시켜나가고 있었다.

또한, 10월에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장애인 체육경기에 수영과 탁구 두 종목의 출전 계획도 협의했다.

더불어 남녀 탁구선수들의 훈련 현장 참관을 통해 필자는 하루빨리 남과 북의 장애인 선수들이 탁구 친선경기대회를 가질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을 다짐했다.

북녘 장애인, 어린이 물자지원 북송식. ⓒ신영순

필자는 오는 8월 20일부터 27일까지 6명의 해외 동포들과 5차 방북을 준비하는 가운데, 통일부에서 5개 민간단체에게 반출 승인을 해주었는데, 푸른나무도 반출허가를 받았다는 소식을 미국에서 들었다.

특히, 미국 샬롬장애인선교회에서 8번째로 작년 10월 북녘 장애인들에게 기증 해 준 사랑의 휠체어 및 보장구들과 남한에서 고아원 지원 물자들이 북녘에 보내지게 되어 다행이다.

이 땅에 참 평화는 첨단 무기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며, 요란한 전쟁연습으로도 오게 할 수 없다.

오직 분단의 벽을 넘어 민족이 하나되어 함께 살아갈 미래를 위해 화해의 손을 내밀고 사랑의 나눔이 이루어질 때, 진정한 평화의 길은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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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순 칼럼리스트
신영순 선교사는 지적 장애인 딸의 엄마로서 33년 동안 장애인들과 함께하는 삶을 살아왔다. 지난 1991년 번동코이노니아 장애인보호작업장을 설립, 7년간 원장으로 일했다. 특히 1998년부터는 식량난으로 고통 받고 있는 북한의 고아, 장애인들을 위한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 때문에 수시로 한국과 북한을 오가고 있다. 칼럼을 통해 북한 장애인들이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들의 지원을 통해 일하고, 공부하며, 재활의 의지를 갖고 살아가는 소식을 전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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