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말에 도서관법이 개정되면서 현재 국립중앙도서관 내에 설치되어 있는 장애인도서관지원센터가 국립장애인도서관으로 승격하게 됐다.

이에 국립중앙도서관은 각 장애 유형별 당사자와 전문가를 초청하여 국립장애인도서관 설치 및 운영방안에 대한 의견 수렴을 시작했다.

그 첫 번째로 2월 7일 오후 4시 국립중앙도서관 6층 대회의실에서 시각장애인 도서관 운영자와 대통령 산하 조직인 도서관정보화기획단, 도서관 이용자 대학생 대표, 문헌정보학과 학계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가 열렸다.

법의 개정을 보면 국립중앙도서관 내에 설치한 지원센터를 삭제하고 국립장애인도서관을 설립한다라고만 개정되었지, 도서관법 제45조에 나와 있는 그 기능과 역할, 즉 업무는 추가되거나 수정된 것이 없다.

그 업무를 열거해 보면, 도서관의 장애인 서비스를 위한 국가 시책 수립 및 총괄, 장애인 서비스를 위한 도서관 기준 및 지침의 제정, 장애인을 위한 도서관 자료의 수집·제작·제작지원 및 제공, 장애인을 위한 도서관 자료의 표준 제정·평가·검정 및 보급 등에 관한 사항, 장애인을 위한 도서관 자료의 공유시스템 구축 및 공동 활용, 장애인을 위한 도서관 서비스 및 특수설비의 연구·개발 및 보급, 장애인의 지식 정보 이용을 위한 교육 및 문화 프로그램에 관한 사항, 장애인의 도서관 서비스를 담당하는 전문직원 교육, 장애인 도서관 서비스를 위한 국내외 도서관 및 관련 단체와의 협력, 그 밖에 장애인에게 필요한 도서관 서비스에 관한 업무 등 10가지이다.

발표에 나선 조성재 대구대 교수는 국립장애인도서관은 현재 흩어져 있는 점자도서관의 서비스를 통합하여 이용자가 각 도서관 자료를 개별적으로 일일이 찾아 헤매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배경제 동덕여대 문헌정보학과 교수는 도서 제작의 요구자가 있을 경우 신속하고 정확한 자료의 개발이 필요하며 중복 제작을 미연에 방지하여 예산낭비를 없애야 하며, 모든 자료를 장애인이 이용 가능하도록 제작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개별 서비스 신청받아 개별제작하는 서비스를 활성화하여 필요 적기에 제공하는 시스템의 개선을 제안했다.

신인식 종달새도서관장은 국립장애인도서관의 거대한 사업의 집중화로 민간 점자도서관이 불이익을 받는 사례가 없어야 하며 서로 협력하고 국가의 민간지원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육근해 한국점자도서관장은 직원의 전문화와 사전의 철저한 교육, 각 도서관의 역할 분담을 강조하였다. 김필우 한국시각장애인대학생회장은 시각장애인 대학생들의 의견을 모아 발표를 하였는데, 중추적 역할로서 국립장애인도서관의 역할과 접근성의 해소, 도서자료제작의 전문성 확보, 이용자 교육을 제안했다.

텍스트 위주의 전자도서의 개발과 데이지 시각장애인 전자도서 등 새로운 도서매체의 개발로 인하여 점자사용이 줄고 있는 현실에서 시각장애인의 독서 서비스의 개발과 더불어 요구에 의한 서비스의 개선뿐 아니라 국민 속으로 찾아가 독서를 진흥하기 위한 장려책을 개발하여 독서를 장려하는 적극적 사업이 필요하다.

연구나 조사가 시책 수립의 필요성에 국한하지 않고 연구를 진흥하기 위한 도서관 및 독서실태에 대한 조사와 장애인 서비스 관련 연구사업의 진흥, 전문가뿐만 아니라 자원봉사자의 발굴과 교육·관리가 필요하다.

국립장애인도서관은 그 이용 대상이 장애인이 아니라 독서에 어려움이 있는 모든 국민으로 확대할 필요성이 있으며, 장애를 주제로 한 자료의 수집과 장애아동을 위한 레코닥터(장난감도서관)과 특수교육 교재·교구 자료실 운영 등 자료의 특수성을 고려한 수집과 서비스도 필요할 것이다.

국립장애인도서관을 마련하기 위한 민관 합동 기획단을 구성하여 설립안을 마련하면 더욱 개방된 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고, 장애인의 당사자의 정책참여를 보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인력, 조직, 예산 규모, 장비, 사업 등을 충분히 검토하고, 서비스 형태와 자료 수집 방안과 제작방안, 도서관과 출판사, 장애인 단체와의 정기적 협력 방안, 장기 발전 계획도 수립하기를 바란다.

그 동안 약 50년 간의 점자도서관들에서 개발한 각종 형태의 자료들이 많이 있다. 녹음테이프로 만들어진 자료, 점자타자기로 제작된 자료, 입체복사기로 제작된 자료, 자원봉자가가 만든 텍스트 파일, 디지털 MP3로 만들어진 자료 등 다양한 자료들 중 시대의 변화에 따라 변질되거나 훼손된 자료도 있고 자료 가치가 떨어져 이용이 어려운 자료도 있다.

기존 자료의 복원과 새로운 시각장애인 도서 형태인 데이지로의 전환작업, 그리고 신규 도서자료의 개발의 출판 표준과 도서의 양적 확보 방안, 현재 각종 소식을 전화로 듣는 ARS의 통합화로 이용료 없이 소식을 듣도록 제도화하는 문제, 이용자가 편리하도록 자료를 필요한 자료를 찾아 원스탑 서비스하는 방안, 흩어져 잇는 자료의 통합관리 방안, 40여 개의 민간 점자도서관의 지원 방안, 스마트폰 앱을 이용한 장애인 도서서비스 등 실로 국가적 시책마련이 이제는 어느 정도 격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용자에게 서비스의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충분한 자료가 적기에 제공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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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환 칼럼니스트
현재 사단법인 장애인인권센터 회장,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고용안정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다. 칼럼을 통해서는 아·태 장애인, 장애인운동 현장의 소식을 전하고 특히, 정부 복지정책 등 장애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슈에 대해 가감 없는 평가와 생각을 내비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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