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장애인총선연대는 지난 7일 오전 이룸센터 누리홀에서 전체회의를 개최하고 상임집행위원회에서 마련한 각 당의 후보자 추천 방식에 대하여 투표로 부결시켰다.

간사단체인 한국장총은 그동안 여러 차례 회의를 통하여 한 단체에서 여러 명이 참석하여 자기주장을 관철시키고자 번갈아 발언하는 등의 진행상의 문제를 제기하며, 누가 그 단체의 위임을 받은 자인지를 분명히 할 것을 강조해 왔다.

그렇다면 15개 단체 상집위에 참석한 사람 역시 그 단체의 대표자로부터 위임을 받은 자로서, 회의에서 동의를 하거나 발언한 것은 그 단체의 대표로서 한 행동인 것이다.

상집위안은 그러한 입장에서 만들어졌다. 그런데 그 상집위에 참여한 간사단체에 의하여 새로운 안이 이미 만들어진 상태에서 전체회의가 열린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상집위가 추천방식에 대하여 안을 마련하도록 하고 최종 결정은 전체회의에서 하기로 한 것이므로, 전체회의가 부결을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부결은 절차상 문제가 없다.

그러나 상집위에 참석한 단체가 서로 합의를 하여 안을 마련한 다음, 바로 전체 회의를 앞두고 새로운 안을 만들어 온 것은 해당 단체의 의견과 다른 경우 표대결이라는 힘겨루기로 재처리한다는 점에서 우려되는 점이 있다.

몇몇 단체가 사전에 미리 모여 비공식적으로 추천방식 안에 대한 논의를 한 것과 메이저 단체가 연대체를 구성하였으니, 메이저 단체가 주도하면 참여한 작은 단체는 들러리가 되기 쉽고 불리하므로 작은 단체끼리 뭉쳐야 한다는 것과, 큰 단체와 작은 단체가 회원수가 다르고 규모가 다른데 장애인의 전체 민의를 반영하기에 동일한 자격으로 구성하는 것에 문제가 있다는 메이저 단체의 고민이 있었다.

사실 처음 연대체 참여를 제안할 당시, 참여할 수 있는 단체의 자격을 별도로 두지 않았고, 규모나 법인격 등에 구분을 두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장총련과 장총과 같은 우산조직, 중앙법인, 지방법인 연합체, 지방법인, 개별법인단체, 미인가 단체 등 다양한 단체가 모였고, 이러한 단체가 추천방식에서 동일한 자격으로 투표를 한다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그러한 우려는 메이저 단체도 하고, 작은 단체들도 하였다. 메이저 단체는 장애인 전체의 대표성을 반영하려면 동수참여는 불합리하다는 우려이고, 이러한 우려는 처음부터 하였다기보다는 작은 단체들이 서로 연대하는 모습을 보며 하게 된 것이다.

작은 단체의 우려는 메이저 단체들이 힘을 합치면 그 단체가 지지하는 후보가 자연스럽게 유리하게 되고 작은 단체는 결국 이 선거연대가 그러한 큰 단체의 후보자를 지지해 주는 역할밖에 못하는, 정해진 절차에 힘만 더 보태어 주는 것이 되지는 않는가 하는 우려였다.

상집위의 안의 가부를 묻기 전에 간사단체의 대표가 직접 나서서 문제제기를 하고 새로운 안을 설명하였기에 부결에 영향을 미쳤을지 모른다.

새로운 안은 배심원의 단체별 수와 추천위 구성방식이 골자였다. 상집위안의 배경을 설명하자면, 간사단체에서 먼저 그 단체의 장이 후보자로 나서는 단체는 추천절차를 관리할 추천위원회에서 빠져야 공정성을 가질 수 있다고 주장하였고, 이에 대하여 회장만이 아니라 정책실장이나 고문, 사무총장 등 간부급이 후보로 나서는 단체를 추천위원회에서 제한하자고 상집위에서 안을 마련하였는데, 결국 추천위원회 참여제한을 한 단체가 다시 추천위원회는 제한없이 참여하자고 원점화시킨 셈이다.

한국장총의 대표가 총선에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대신 공정한 추천이 되도록 책임을 다하겠다고 하였는데, 추천위원회를 주도하겠다는 것으로 해석이 되어 간사단체가 사무를 지원하는 것이지 주도를 하는 것에 문제가 있다는 것부터 제기되면서 각 단체가 지지하는 후보자의 유리함과 불리함의 계산에서 이제 메이저 단체와 작은 단체간의 힘겨루기를 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에서는 아직 장애인 선거연대의 추천을 인정한다는 공식적 입장이 없고, 단지 비대위에서 좋은 사람을 추천해 달라는 부탁만 있었으므로 추천방식을 통한 절차에 대한 당의 수용을 확신할 수 없다.

민주통합당의 경우 박은수 의원실에서 한국장총에 공문을 보내어 한명숙 대표와 대화한 결과 “공정성에 문제가 없다면 추천위 방식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답을 들었다고 통보해 왔다.

이는 선거연대의 활동의 정당성을 확보하여 단체를 응집하려는 노력은 인정하지만, 이 역시 추천위를 인정하며 추천된 명단 범위 안에서만 비례대표를 공천하겠다는 공식 문서는 아닌 것이다.

선거연대 전체회의에서는 다시 상집위에 단체간 등가성을 고려하여 규모별 차등 추천인 참여율을 정하도록 위임을 하였는데, 서로 힘겨루기를 어떻게 극복하는가의 귀로에 놓이게 되었다.

소수 단체의 회동을 큰 단체들이 주시하면서 큰 단체가 오히려 제약을 받을 수 있다는 것과, 작은 단체의 회동은 문제이고 큰 단체의 회동은 문제가 되지 않느냐는 양자간의 불만이 어떻게 극복될 것인지 우려된다.

이 선거연대의 행위가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듯이 장애인의 정치세력화로 전체의 힘을 키우는 열매를 맺어야지, 갈등을 만들거나 또 다른 권력자로 참신한 인물의 등용문을 막고 선거연대를 수단으로 이용하는 끔찍한 일은 서로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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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환 칼럼니스트
현재 사단법인 장애인인권센터 회장,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고용안정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다. 칼럼을 통해서는 아·태 장애인, 장애인운동 현장의 소식을 전하고 특히, 정부 복지정책 등 장애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슈에 대해 가감 없는 평가와 생각을 내비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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