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취업은 복지의 근간이며 자립생활의 원천이다. 그러나 단순 고용 논리로만 해결하려고 하면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장애인의 취업이다.

특히 장애인들의 안정된 생활이 보장된 공직에 취업하기란 속된 말로 하늘의 별을 따는 것보다 더 어려울 정도로 취업의 문이 좁다. 장애인보다 신체적 조건이 좋은 비장애인들이 선호하는 직업이다 보니 그럴 것이다.

수 십대, 수 백대 일의 경쟁을 뚫기 위해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기에 장애인들의 공무원 취업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더욱이 아직도 공공기관의 장애인 채용은 법정 장애인의무고용률에도 훨씬 미치지 못하고 있는데도 장애인 고용에 무관심해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도 문제다.

중앙부처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장애인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의 숫자는 엄청나지만 그 자리에 장애인 당사자나 부모 등 가족이 차지하는 비율은 과연 얼마나 될까?

공무원의 보직은 대체로 1년마다 순환되기 때문에 전문성을 요구하는 장애인 업무는 전문성이나 연속성이 결여되기 마련이다. 매년 담당자가 바뀌어 장기적인 정책 수립이나 심도있는 제도의 도입이 이루어지지 않으므로써 장애인 복지 발전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나는 장애인 업무를 담당하는 공직에 장애인 당사자와 그 부모나 가족들을 특별채용해서 보직의 순환없이 정년 때까지 장애인 업무만 담당하게 할 것을 '장애인 공무원 채용을 많이 할 수 있는 아이디어'로 제시하고자 한다.

장애인은 자신의 일이고, 부모는 자녀의 일이니까 누구보다 전문성을 가지고 열성을 다해 업무에 충실할 것이고, 장기적인 계획의 수립으로 정책 마련과 제도 도입에 기여햘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모든 장애인 업무직에 장애인과 그 부모 또는 가족을 채용하라는 것은 아니다. 절반 정도만 채용을 해도 장애인의 취업을 통한 자립으로 장애인 복지를 몇 단계 높일 수있는 획기적인 방안이 되지 않을까 싶다.

한국장애인부모회가 몇 년 전에 전국장애인부모대회 대정부건의문으로 장애인 업무담당 공무원의 장애인과 장애인 가족 채용을 당시 행정자치부에 제출했었다.

당시 행정자치부 인사과의 답변은 "장애인 고용은 노동부 소관이므로 노동부로 이관했다"고 했고, 노동부 장애인고용과에서는 "공무원 채용은 행정자치부 소관이므로 행정자치부로 재이관 한다."는 답변을 해왔다.

바로 이런 모습이 정부의 장애인 고용 의지이자 현주소인데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몇년이 지났으니 정부의 장애인 고용 의지가 조금은 변했을지 궁금하다. 변했다면 이 글에 즉각적인 반응이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아무 반응도 없을 것이다.

장애인 복지는 강조하지 않아도 시혜성보다는 자립의지를 북돋울 수 있도록 일자리를 통한 소득 보장으로 자립을 지원하는 것에 중점을 두어야 하며, 취업이 가능한 모든 장애인들에게 취업을 지원하는 것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이다. 그 일자리가 공무원이면 평생 보장되는 직장이니 금상첨화가 아니겠는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이 장애인 의무고용률만 달성해도 많은 장애인들이 안정된 직장에서 미래를 보장 받을 수 있다. 장애인의 취업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절감으로도 이어지고 종국에는 복지선진화의 지름길이 되기도 한다.

일본에서는 청각장애인은 우리의 장애인고용공단에서 취업을 알선하지 않고 고용노동부고용지원센터에서 취업을 알선한다. 청각장애인은 장애인 대우(?)를 하지 않는 것이다.

장애인이 장애인 대우를 받지 않고 비장애인과 동등한 대우를 받는 것이 정상임에도 우리는 장애인을 장애인으로만 대우함으로써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으로 '장애인은 업무 능력이 떨어지지 않을까'하고 생각하는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없기를 바란다.

장애인은 신체나 정신이 조금 다를 뿐이지 업무의 능력은 비장애인보다 훨씬 비교우위에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우리는 자주 확인하지 않았는가.

장애인과 부모들 중에 사회복지를 공부하고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들도 많고, 그들은 대부분 현장 경험도 풍부한 사람들이며, 당사자이면서 전문 지식까지 갖췄으니 그보다 더 훌륭한 인재가 어디 있는가?

신체 장애인은 자신들의 영역에서, 지적, 자폐성장애인들은 자녀를 대신해서 부모들이 일할 수 있는 배려가 반드시 필요하다. 능력에서 앞서는 장애인이라면 공무원의 자격은 충분하지 않는가.

장애인 공무원을 많이 채용할 수 있는 필자의 아이디어에 장애인 복지와 고용을 담당하는 고위 공직자와 정치인들의 관심을 촉구한다.

여러분의 관심이 장애인 복지 선진화를 앞당기는 촉매제가 될 것이다. 장애인은 일하고 싶어한다. 일자리를 달라! 그러기 위해서는 이 아이디어를 꼭 채택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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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급 지체장애인이다.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은 1급 자폐성장애인이다. 혼자 이 험한 세상에 남겨질 아들 때문에 부모 운동을 하게 된 지도 17년여가 흘렀지만, 그 때나 지금이나 수급대상자 이외에는 달라진 게 없다. 정치인이나 공무원들이 책상머리에 앉아서 장애인복지를 하니까 이런 거다. 발이 있으면 현장에서 뛰면서 복지 좀 하길 바란다. 아직까지 중증장애인들의 모든 것은 부모들 몫이다. 중증장애인들은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다. 장애인 단체들도 자신들 영역의 몫만 챙기는데 혈안이 되어 있다. 얻어먹을 능력조차 없는 중증장애인들에게 관심 좀 가져 주고, 부모들의 고통도 좀 덜어 달라. 그리고 당사자와 부모, 가족들의 의견 좀 반영해 달라. 장애인복지는 탁상공론으로 해결할 수 없다. ‘장애인 부모님들, 공부 좀 하세요.’ 부모들이 복지를 알아야 자녀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환갑을 지나서 대학원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혼자서 우리 자식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힘이 모아져야 장애인복지가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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