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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나는 장애란 무엇인가 고민한다

장애와 함께 살아가기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0-02-09 14:01:08
1. 장애와 마주하기

내가 장애를 가지고 살아온 지 어느덧 30년이 되었다. 성격이 급해서인지 나는 10개월을 못 채우고 7개월 반 만에 세상 밖으로 나왔다. 우리 가족들은 내가 살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하지 못했다고 한다. 모유도 먹지도 못하고 숨만 간신히 쉬면서 당장에라도 멈출 것만 같은 숨소리로 엄마를 많이 괴롭히며 질긴 생명력을 보였다고 한다.

나는 그렇게 끈질긴 생명력으로 살아남았지만 매일 밤마다 경기(驚起)를 일으키며 낮과 밤을 구분을 못 했고, 돌이 지나가도록 목을 가누지 못하였다. 우리 부모님은 언니들이 모두 건강하게 자라고 있어서 나 역시 조금만 참고 돌보면 괜찮아질 것이란 막연한 생각 때문에 병원조차 데리고 가지도 않으셨다. 결국, 부모님은 3살이 돼서야 내가 비장애 아동과 다른 성장발달을 하고 있음을 인식하고 동네 작은 병원에 가서 장애진단을 받게 하였다.

장애진단을 받은 뒤로 엄마는 모든 민간요법과 재활병원을 찾아다니며 치료를 시키기 시작하셨다. 어린 나는 그런 것들이 너무 싫었다. 입에 닿기 싫은 약들과 온몸이 아프도록 받아야 하는 재활치료는 정말 고통스러웠다. 너무 어렸던 나는 장애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어떤 것인지 장애가 무엇인지조차 몰랐고, 비장애 언니들과 조금 다르게 태어나서 도움을 받고 있는 것인데…. 우리 언니들은 안 먹는 고약한 약들과 아프고 귀찮은 재활 치료를 왜 나만 받아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해하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엄마와 병원에 다니며 받았던 사람들에 따가운 시선들과 택시를 타려고 해도 승차 거부를 당하는 경험들의 통해 나는 조금 다르게 태어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게 되었다. 그리고 9살 때 특수학교에 입학 하면서 텔레비전에 가끔 나오는 장애인들과 내가 같음을 인식할 수가 있었다. 동네 비장애 친구들이 나와 놀다가 자기네 할머니 한데 끌러가서는 몽둥이로 맞으며 나와 놀지 말라고 다그치는 소리도 이해가 되기도 하였다. 그때 내가 장애인임을 인식하면서 잘 정리하기 어려웠지만 내가 가진 장애는 다른 사람들과 조금 다르게 생긴 것이 아니라 편견과 차별에 놓이게 하는 것임을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2. 장애란 무엇일까?

장애는 변화가 심하다. 유아기 때는 목도 못 가눌 정도로 굉장히 중증이었고 우리 엄마에 적극적인 재활치료(정식 치료사들부터 시작하여 뼈를 맞출 수 있다는 태권도 관장까지…. 장애를 상품으로 여겨서 돈을 챙기려는 사람들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한 것이 없는 것 같다.) 열망으로 8살부터 호전을 보이며 15살 때까지 워커를 이용하여 걸어 다닐 정도까지 되었다. 하지만 어느 날 온몸에서 전기가 흐르는 것 같더니 서서히 힘이 빠지면서 내 힘으로 다신 일어날 수 없게 된 것이다. 엄마는 그런 나를 보면서 더는 희망이 없다고 판단하셨는지 모든 치료를 중단시켰고, 오른쪽 팔만 움직일 수 있는 상태가 되어 버렸다.

평생 장애를 갖고 살아서인지 오른쪽 팔만 혼자 움직일 수 있는 것만이라도 괜찮다고 생각하였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다시 온몸에 전기가 흐르기 시작하였고, 내 몸에 맞지 않는 전동휠체어를 타고 다녀서인지 허리와 다리 통증이 심해졌다. 할 수 없이 대학병원을 이곳저곳 다니며 검사를 해 본 결과 경추에 문제가 생겼고 당장 수술하지 않으면 완전히 전신 마비 장애가 올 것이라고 의사는 겁을 주었다. 두려웠고 겁이 났다. 비장애 사회에서 나를 바라봤을 때 별로 다른 것이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내겐 엄청난 차이였다. 장애운동을 해 오면서 장애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기에 부정할 필요가 없으며 사회가 변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지만 아직도 개인이 짊어지고 갈 것들이 많다. 그래서 내게는 장애가 공포로 다가올 수밖에 없으며 지금 상태라도 유지하기 바라는 마음이 너무나 컸다. 결국 나는 목숨을 걸고 큰 수술을 받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도 수술 후유증에 시달리며 힘든 시간을 견뎌내고 있다.(병원생활 하면서 느꼈던 것도 언제 한번 써야겠다.)

언제쯤이면 장애를 긍정하면서 장애가 더 중증이 돼도 세상 살 만하다는 마음이 들까? 내게 장애는 긍정할 수도 부정할 수도 없는 그 무엇이다. 그것은 뭐라고 설명해 낼 수 없는 조금은 지겹고 때로는 지긋지긋하기도 한 짐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내가 지금보다 좀 더 나이가 들면 그때는 정리된 언어로 장애를 설명해낼 수 있을까?

'오늘도 나는 장애란 무엇인가'라는 고민을 하면서 하루를 마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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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김상희 (hee81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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