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선의 생활에세이 모음집 '이 여자가 사는 세상'

칼럼니스트이자 소설가로 활동 중인 김미선(49·한국DPI 부회장)씨가 그동안 에이블뉴스에 연재했던 ‘주절주절 생활에세이’들을 모아 '이 여자가 사는 세상(출판사 나무의 꿈/값 9천원)'을 발간했다.

김씨는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선생님이 되는 것이 꿈이었지만 교사임용 신체검사에서 탈락됐다. 이후 한국소아마비협회 정립회관에서 상담교사를 지내다가 지난 94년 동서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소설가로 등단했다.

김씨는 그동안 여성장애인으로 살아오면서 느꼈던 삶의 소소한 단면들을 '김미선의 주절주절 생활에세이'라는 이름으로 에이블뉴스에 연재, 독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이제 이 에세이들이 '이 여자가 사는 세상'이라는 책으로 묶여 독자들을 만나게 됐다.

감성적이면서도 유쾌한 김씨의 에세이 '이 여자가 사는 세상'은 장애와 비장애의 구분 없이 우리 자신이 어떻게 스스로의 우주를 "완성"시키고 "확장"시켜 가는지, 자기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게 만드는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장애를 가진 인간이라고 해서 붉게 타오르는 그 생명의 양이나 질이 더 적거나 하찮은 것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중략) 어떤 방식으로든지 자신의 삶을 노래하고 찬미하고 그리고 춤춰야 할 권리와 의무는 그 누구에게도 비껴가서는 안 되고, 또 비껴가지도 않을 것이다."

지구상의 모든 어머니는 여성, 어머니, 딸, 아내, 며느리 등의 역할을 모두 떠안고 살아가는 게 벅차기만 하다. 1인 다역의 배역을 소화해내야 하는 여배우들은 때론 좌절하고 주저앉지만 여기에 '장애인'이라는 배역까지 맡은 김미선씨는 결코 주저앉아 울지 않는다.

장애여성을 바라보는 세상은 걱정과 한숨으로 가득 차 있지만 건강한 영혼을 가진 여자, 김미선씨는 스스로 꿈과 희망을 키워내며 온몸으로 세상을 살아가기 때문이다.

"이 글들의 ‘나’는 겨우 48킬로에 불과한 한 개인으로서의 존재만이 아니라, 우주 속에서 모두가 하나의 그물망으로 엮어진 또 다른 나이기도 한 장애 여성들의 척박한 공통분모를 드러내기 위해 이러저러한 불편함과 아쉬움들을 솔직하게 늘어놓았습니다. 하지만 정작 저한테는, 아니 우리들에게는 수많은 생명들의 사랑과 돌보심이 무르녹아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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