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증후군 딸과 둘이 사는 솔직한 일상을 담은 책

부정적인 편견을 가지고 보게 되는 장애아와 독신모. 이런 사회에서 엄마 혼자 장애인 아이를 키우며 살아간다면?

다운증후군인 딸 은혜와 단 둘이 살아가는 지은이 장차현실씨의 일상을 바탕으로 장애아와 한부모 등 다소 무거운 주제를 만화 형식에 담은 책 '엄마, 외로운 거 그만하고 밥 먹자'(한겨레신문사)가 지난달 21일 발간됐다.

풍부한 만화적 상상력으로 유쾌한 웃음을 던져주는 이 책은 웃음 뒤로 우리 안에 숨어있는 부당한 편견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뭐야?" "에구~쯧~" "쟤 좀 봐라!" 다운증후군 딸과 엄마. 이들에겐 낯선 시선이 늘 따라다닌다. "엄마 자꾸 쳐다봐" "은혜야, 사람들이 쳐다보니 나가지 말까?" "아니 나가자!" 사람들의 그런 낯선 기분을 없애줄 방법이 별로 없다. 그저 계속 나돌아다닐 수밖에…. 그들 모녀는 이렇게 하루하루 전투중이다.

그러나 그녀는 독신모로서 경제적 문제를 혼자 해결해야 하는 부담과 장애아에 대한 주위의 편견, 이혼의 기억과 외로움 등의 절망요소에서 거꾸로 희망을 발견한다. 이처럼 책에는 장애를 엄마의 희생으로 극복하는 것이 아닌 '다름에 대한 인정'을 선택해 살아가고 있는 모습이 담겨져 있다.

오직 자신에게만 불행이 찾아온 듯한 절망에서 이젠 고슴도치 엄마가 되어 버린 그녀처럼 항상 돌봐 주어야할 대상이었던 딸은 어느새 열네살이 되어 가끔은 엄마의 보호자 노릇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녀는 특히 장애아의 경우 엄마의 몫으로 남는 육아에 대한 책임, 모두의 눈총을 받으며 죄인 아닌 죄인으로 지내게 되는 장애아를 둔 엄마의 처지에 대한 안타까움을 이야기한다.

"난 그런 그녀들이 안쓰럽다. 기운 좀 내고 즐겁게 살았으면, 그리고 성깔 있는 용기도 부렸으면 좋으련만…. 왜냐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건 그 누구도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 아니던가?"

스카이라이프 편집장 김미경 씨는 추천의 말을 통해 "그녀는 장애아를 어떻게 키워야 한다는 고정관념도, 이혼녀와 독신모가 어떻게 살아야 한다는 고정관념도 없다"며 "우리 속의 멍청함, 황당함, 초라함, 미숙함, 외로움, 슬픔 등을 숨김없이 만화로 표현하는 저자의 못 말리는 솔직함에 우리 모두가 또다시 일어서 살아갈 힘을 얻게된다"고 전했다.

다름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사회, 그 속에서 당당히 홀로 선 은혜. 그녀는 오늘도 바란다. 다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점차 많아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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