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이가 사라졌다 책 표지.ⓒ한울림스페셜

자폐가 있는 아들을 둔 아빠의 실제 일화를 유쾌하게 풀어낸 자녀교육 에세이 ‘우근이가 사라졌다’가 지난 10일 출간됐다.

저자의 아들 우근이는 자폐성 장애가 있어 어릴 적부터 혼자서 어디론가 사라지는 일이 많았다.

저자는 하루하루 커 나가는 아들을 부모 곁에만 묶어둘 없다고 생각하면서 ‘통제’하기보다 아이 스스로 자신의 행동을 결정하고 생각하는 기회를 갖도록 아이에게 ‘자유’를 주었기 때문이다.

어느새 스물두 살 어엿한 청년으로 자란 아들은 아빠의 이런 별난(?) 교육 덕분에 동네 유명 인사가 됐다.

어릴 적부터 혼자서 동네를 순례하고 초·중·고등학교를 지역에 있는 또래들과 일반 학교를 다닌 덕에 이제 아들 우근이가 거리를 다니면 이웃들이 먼저 알아보고 말을 건넨다.

이 모두가 한 동네에서 서로를 오랫동안 접하면서 이웃들이 우근이의 장애 특성을 잘 알고 우근이를 자연스럽게 대하게 된 결과다.

“장애아도 기회가 주어지면 자신의 잠재능력을 보란 듯이 발휘한다.”

이 책이 여느 장애인 부모가 쓴 자전적 에세이와 구별되는 점은, ‘장애아도 홀로 설 수 있다’는 믿음을 부모가 가졌다는 점이다.

많은 부모가 몸만 컸지 대처능력이 어린아이보다 못하다며 장애인 자녀를 곁에만 두려고 한다.

하지만 저자는 우근이를 키우면서 경험한 여러 일화를 통해 장애가 있는 아이도 기회가 주어지면 얼마든지 자신이 지닌 잠재능력을 보란 듯이 발휘할 수 있으며, 그 기회를 주는 건 어른들이 해야 할 의무라고 말한다.

“누구나 다니는 학교는 누가 거저 만들어주지 않는다.”

저자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아이가 누려야 할 ‘권리’를 실현하기 위해 장애인 부모는 어떤 태도와 신념을 가져야 하는지에 관해 언급한다.

아들을 초·중·고등학교 모두 일반 학교로 보낸 저자는 통합학급에서 발달장애 외에 다른 장애가 있는 학생을 만나기 어려운 점이 그동안 참 아쉬웠다고 말한다.

장애인 부모들이 아이를 유치원이나 초등학교까지는 몰라도 중학교부터는 아예 특수학교로 진학시키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장애인권 감수성이 높아지려면, 그리고 차이가 차별이 되지 않고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이 되려면 무엇보다 어려서부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지내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관계 맺을 수 있는 경험이 아주 중요하다.

장애인과 부모 스스로가 당당하게 장애인의 권리를 주장하고 작은 한 걸음이라도 권리를 실현해나갈 때 통합교육, 통합사회가 더 이상 관념 속에 존재하는 이상이 아닌, 현실이 될 수 있다고 이 책은 말하고 있다.

'우근이가 사라졌다‘는 자폐가 있는 아들을 우리 사회에서 더불어 살아가게 하기 위한 아빠의 별난(?) 교육법과 그 일화를 통해 통합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우리가 지금 무엇을 돌아보고 바꾸어야 하는가를 생각해보게 해준다.

<저자 송주한, 출판사 한울림스페셜, 284쪽, 값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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