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5일은 제97회 어린이날이다. 어린이날을 맞아 부산광역시에서는 파크랜드와 함께하는 ‘제46회 부산 어린이날 큰잔치’를 벡스코에서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실내에서는 축하 공연으로 무대 행사가 있었고 어린이를 위한 여러 가지 체험 행사도 있었다. 그리고 실외 즉 벡스코 마당에서는 소방체험을 비롯하여 경찰체험과 해양경찰체험도 있었고 부산아이파크에서는 공차기도 있었다. 이 같은 체험행사는 해마다 거의 같은 것 같다.

제46회 부산 어린이날 큰잔치. ⓒ이복남

벡스코를 앞에서 바라보면 왼쪽에 전통한복 체험관이 있었다. 평소에는 외국인을 위한 전통한복 체험관인데 어린이날이라서 어린이들에게 개방한다고 했다. 한복체험관에는 전통한복을 비롯하여 결혼식 대례복, 어린이 남자 여자 한복과 황진이 한복 등 여러 가지가 있었다.

필자도 어린 손자들과 같이 갔기에 손자들이 체험관 입구에 마련 된 제기차기 투호놀이 등을 하고 있는데, 체험관 직원이 한복체험을 해보라고 했다. 한복을 입고 머리에는 가채를 씌워 주었는데 가채가 정말 무거웠다. 전통한복체험은 어린이에게도 좋은 체험이 되겠지만, 어른들에게 더 좋은 놀이 같았다. 신랑신부 대례복을 차려입은 사람들이 전통혼례 초례상 앞에서 사진을 찍는 등 다들 좋아하는 것 같았다.

전통한복체험은 한복을 입고 벗는 시간이 있으므로 10분 단위로 예약을 받았지만, 다른 곳의 체험행사에는 어디서나 어린이와 부모들이 길게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다. 경찰체험에는 경찰복 입기, 방패에 삼단봉 찌르기, 싸이카 타기, 수갑 채우기 등을 어린이들에게 체험하게 했다. 싸이카를 타 보는 어린이들은 혼자서는 싸이카를 탈 수도 없으므로 옆에서 일일이 안아서 올려주고 헬멧을 씌워 주는 경찰은 정말 힘들 것 같았다.

5030 안전속도 팸플릿. ⓒ이복남

소방체험에는 지진체험과 화재체험이 있었는데 두 군데 다 체험을 기다리는 어린이들의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그런데 소방체험을 하는 어린이들은 유아에서부터 초등학교 저학년생이 더 많은 것 같고, 경찰체험과 해양경찰체험은 그 보다는 약간 고학년생 같았다.

가장 줄이 긴 곳은 부산아이파크에서 하는 공차기 체험이었다. 유아부터 어린이 그리고 부모님들은 땡볕 아래 길게 줄을 서 있었다. 공차는 곳은 10m 쯤 앞에 아이파크 관람권, 사인볼, 다음에 꽝 등 여러 가지가 쓰여 있는 네모난 현수막이 있었고 줄을 서서 기다리던 사람들이 차례가 되면 공을 차서 그 이름 아래 칸으로 공이 들어가면 이름에 써진 선물을 받았다.

유아들은 10m가 아니라 3m 또는 5m 정도에 축구공을 놔 주었는데도 공이 제대로 차지지 않아서 울음을 터뜨리는 어린이도 있었고, 사인볼이나 관람권을 받은 아이들은 펄쩍펄쩍 뛰면서 좋아하기도 했다.

필자가 어린이날에 관심을 가지고 벡스코 행사에 참여한 것은, 물론 어린이 중에는 장애어린이도 있을 수 있겠지만, 이번 어린이날 행사에는 특별한 이벤트가 하나 있기 때문이다. 그 특별한 이벤트는 ‘5030 안전속도’ 홍보였다.

어린이 교통사고. ⓒ도로교통공단

장애 원인 중에는 교통사고도 있다. 교통사고도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과속으로 인해 장애인이 된 사람도 있다. 5월 5일은 어린이날이다. 어린이는 미래의 주인공이다. 그럼에도 학교 앞이나 골목길 등에서 어린이 교통사고는 비일비재하다.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은 어른이다. 그 어른들이 나라의 미래인 어린이를 교통사고로 내몰고 있었다.

경찰청에 접수된 교통사고 현황에 의하면 지난 2018년 어린이(13세 미만) 교통사고는 10,009건인데 이 가운데 사망자가 34명이고 부상자가 12,543명이라고 한다. 사망자에 대해서는 명복을 빌 뿐이고, 부상자 가운데 몇 명이나 장애인이 되었을까··!

그래서 경찰청에서는 안전속도를 위한 5030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데 부산지방경찰청에서는 ‘5030 해피송’이라는 노래를 만들어 5030 캠페인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보다 교통사고가 많고, 보행자 사망자 수는 OECD 회원국 중에서 최하위다. 시속 60km/h에서 10km/h만 줄여도 사망 가능성이 30%는 줄어든다고 한다. 차량속도가 50km/h 일 때 제동거리는 27m이지만 60km/h 일 때 제동거리는 36m로 사고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경찰청에서는 안전속도를 지키기 위해서 보행자가 많은 넓은 도로에서는 50km/h로, 학교 앞이나 골목길 등 좁은 도로에서는 30km/h로 속도를 낮추자는 것이다.

지난 4월 17일 개정된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오는 2021년 4월 17일부터는 전국 도심지역의 일반도로 최대속도가 시속 50Km 이내로 낮아지게 된다. 부산은 현재 전국 최초로 2017년부터 영도구를 시범지역으로 시행 중이며, 올 하반기부터는 전면 시행예정이라고 한다.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법제처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2019. 4. 30. 일부개정) 제19조(자동차등과 노면전차의 속도)에 의하면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36조 제1항 제1호 가목부터 다목까지의 규정에 따른 주거지역ㆍ상업지역 및 공업지역의 일반도로에서는 매시 50킬로미터 이내. 다만, 지방경찰청장이 원활한 소통을 위하여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하여 지정한 노선 또는 구간에서는 매시 60킬로미터 이내”라고 개정되었다. 그러나 시행일은 2021년 4월 17일부터인데, 부산에서는 올 하반기부터 시행할 예정이란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5030을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아서, 부산지방경찰청에서는 어린이날을 맞아 벡스코에서 ‘5030 안전속도’ 홍보 캠페인을 벌이고 오후 2시경에서는 무대 행사로 ‘5030 해피송’를 노래한다고 했다.

5030 캠페인 홍보대사 김원효 개그맨. ⓒ이복남

김원효 개그맨이 ‘5030 안전속도’ 홍보대사라고 한다. 사람들은 김원효 개그맨이 왔다는 얘기를 듣고는 줄을 섰는데 줄은 끝이 없었다. 어른이나 어린이나 모두가 김원효 개그맨을 만나서 악수를 하고, 김원효가 나누어주는 마카롱, 주스, 컵솜사탕 등의 선물을 받고 웃음꽃을 활짝 피우며 사진을 찍었다.

김원효와 악수를 하고 선물을 받고 사진을 찍고 그러다 보니 시간이 지체되어 자연히 줄이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 김원효 개그맨은 2시간 30분 정도 사람들에게 ‘5030 안전속도’ 홍보캠페인을 했는데 출연료는 물론이고 여비도 받지 않은 재능기부라고 했다.

그동안에도 실내에서 무대 행사는 계속되고 있었는데 김원효 개그맨의 ‘5030 안전속도’ 캠페인을 보고 나서 실내로 들어가 보니 어린이들이 줄넘기 공연을 하고 있었다. 이어서 부산지방경찰청 어린이집과 지음밴드가 함께하는 ‘5030 해피송’ 공연이 있었다.

‘5030 해피송’은 부산지방경찰청 지음밴드에서 노래와 연주를 하고, 경찰청 어린이집 아이들이 율동을 하고, 청각장애인 이상우 씨와 강주수 수어통역사가 수어를 하고, 시각장애인 양이훈 씨가 트럼본을 불었다. 강주수 수어통역사가 ‘5030 해피송’이 노래는 쉽고 간단하지만 수어는 어렵다고 했다. 그래서 제대로 연습을 못해서 여러 사람이 나오지 못했다고 했다.

시청각장애인이 함께 한 5030 해피송 공연. ⓒ이복남

‘달리던 자동차가 시내 도로를 지나가요

속도 50킬로로 Slowly Slowly Down

달리던 자동차가 좁은 도로를 지나가요

속도 30킬로로 Slowly Slowly Down

모두가 바쁜 출근길 꽉 막히는 퇴근길

천천히 달리면 늦어질까 걱정도 하지만

안전하게 가는 게 가장 빠른 길이죠

우리 함께 행복한 5030

달리던 자동차가 주요 도로를 지나가요

속도 50킬로로 Slowly Slowly Down

달리던 자동차가 학교 앞 도로 지나가요

속도 30킬로로 Slowly Slowly Down

중요한 약속 가는 길 업무 보러 가는 길

천천히 달리면 늦어진다 생각도 하지만

안전하게 달려도 모두 빨리 갈 수 있죠

내가 먼저 지켜요 5030

우리 함께 행복한 5030’

이 노래는 이상민 작곡 이용준 작사인데 이상민 작곡가는 음원 저작권은 경찰청에 재능기부를 했단다. 작사가 이용준 씨는 부산지방경찰청 교통과 관제계 경위로 5030 캠페인의 실무자인데 노랫말은 가족들과 함께 만들었다고 한다.

현재 ‘5030 해피송’은 5월부터 국토교통부를 비롯하여 부산지방경찰청과 15개 경찰서 그리고 6월부터는 부산광역시와 각 시군구에서 통화 연결음으로 사용된다고 한다.

아무쪼록 ‘5030 안전속도’가 정착되어 모든 운전자가 안전속도를 준수하면, 교통사고가 줄어들 것이고, 그로 인해 교통사고 장애인도 줄어들 것이다. 교통사고 없는 그날까지 ‘5030 안전속도’ 캠페인에 모두가 동참하기를 기대해 본다.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내 이웃이 행복하지 않는 한 나 또한 온전히 행복할 수 없으며 모두 함께 하는 마음이 없는 한 공동체의 건강한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야 할 운명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아름답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진 자와 못 가진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평등하게 공유할 수 있는 열린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쓸모 없음을 쓸모 있음으로 가꾸어 함께 어우러져 나아갈 수 있도록 서로 사랑으로 용서하고 화합하여 사랑을 나눔으로 실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복남 원장은 부산장애인총연합회 사무총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하늘사랑가족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